2010/02/04 19:35
병원에 피뽑으러 가면서 무심코 들고간 더 로드를 끝나고 지하철에서 읽었다. 이 책을 사자마자 한 번 읽고, 여름학기에 독후감 비스무리하게 발표해서 한 번 읽고, 오늘 읽어서 벌써 세 번째 읽는거다. 첫 두 번은 샀으니까 읽자는 느낌이 강했는데, 지하철에서 1시간 반 동안 읽은 오늘이 읽은 시간상으로는 제일 짧았지만 가장 감명깊게 읽은 것 같다. 어쩌면 피를 두번 뽑아서 힘이 없어서 더 감동이었는지도 모르겠다.
잿빛 색체를 띄고 있는 이 책은 우선적으로 표지가 정말 마음에 든다. 책을 읽다가 드문 드문 보이는 저 바탕색은 책 내용의 전체적으로 황량하고 우울한 기분과 잘 맞아서 몰입을 더해주는 느낌이다. 근데 감히 성서에 비견되었다는 표현은... 음... 성경을 한번 재대로 읽어보고 다시 봐야겠다.
아버지와 아들이 남쪽 나라를 향해서 걷는다. 이것이 책 내용의 전부이다. 왜 부자가 남쪽 나라를 향해서 걷는지, 그 배경은 무엇인지 설명 없이, 물론 중간 중간 표현하기는 하지만, 남자는 깜깜한 숲에서 잠을... 로 시작한다. 그러나 중간 중간 표현들로 인해 이 책이 완성되는 느낌을 준다. 대화할 때 누가 말했다 혹은 큰따옴표가 없는 형식은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에도 나왔지만, 더 로드에서 삭막한 느낌을 더해준다.
아버지와 아들은 이 책의 주인공인데, 아버지의 현실적이고 냉정하며 자식을 위해 무엇이든 할 듯한 차가운 모습과 아들의 배려깊고 따뜻하며 순수한 모습이 대비를 이뤄 감동적이다. 부자간의 대화는 전반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으로, 아들의 조금은 우울한 감정을 아버지가 대화를 통해 생각을 바꾸려고 한다. 특히 우리는 불을 옮기고 있어라는 표현은 희망을 옮기고 있는 그들의 모습을, 특히 아버지의 경우 아들을 빗대서 잘 표현하고 있다.
역시 난 책은 한번 읽어서는 이해를 못하나부다. 읽은것을 자주자주 또 읽어야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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